성주군 대가면, 성주읍
“여기는 사장님 대신 제가 씁니다. 저는 이 가게 직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주읍에 있는 작은 분식집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직원입니다.
이 글은 사장님이 쓰는 글이 아니라, 제가 매일 가게에서 느끼는 실제 이야기입니다.
사장님은 참 부지런하십니다. 새벽마다 식자재 시장 다녀오시고, 영업 끝나면 하루 매출 정리하고, 재료 손질하고, 리뷰 하나하나에 답까지 다세요.
근데 저희 가게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따로 있었습니다.
**‘주문 밀릴 때’**입니다.
점심시간. 손님이 몰리면, 저는 앞에서 주문받고 계산하고 음료 뽑고 포장하고...
그리고 사장님은 주방에서 혼자 미친 듯이 조리하시죠.
문제는 그 짧은 1시간 동안, 적어도 3명은 돌아가요. 줄이 길다고, 계산이 느리다고.
어느 날 사장님이 조용히 키오스크 설치하겠다고 하셨어요.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죠. “이 동네 손님들이 그런 거 잘 쓰실까?”
그런데 설치하고 첫 주, 바뀐 건 매출보다 분위기였습니다.
손님들이 더 여유롭게 메뉴를 고르시고, 저도 더 친절하게 응대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사장님이 요리를 ‘급하게’ 하지 않으시게 됐어요.
덕분에 음식도 실수 없이 나가고, 컴플레인도 줄었고요.
그리고 또 하나, 포스기를 새로 바꾸셨습니다.
예전엔 제가 손으로 적고 사장님이 계산기로 더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시간대별 주문도 보이고, 어떤 메뉴가 인기 있는지도 바로 나옵니다.
사장님이 이걸로 이번 달부터 메뉴판도 손봤어요.
무선단말기는 진짜 신세계였어요.
포장 손님이 많아서, 대기 손님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결제하고 나가시는데
줄이 안 생기니까 가게가 덜 복잡해졌어요.
요즘 사장님이 자주 하시는 말이 있어요.
“너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기계도 같이 일하잖아.”
진짜 맞는 말이에요.
저는 여전히 여기서 일하고 있고,
손님들과 짧은 농담도 주고받고, 주문 실수 없이 전달하고,
가끔은 키오스크 대신 직접 받아드리기도 합니다.
기계가 사람을 없앤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거죠.
성주군 대가면이든 성주읍이든,
누군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어요.
정말 작은 기계 하나가,
당신의 하루를 다르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걸요.
– 어느 성주읍 분식집 직원, 오후 3시 조용한 틈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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