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주시 가남읍에서 장사한 지 벌써 십오 년이 훌쩍 넘었지. 점동면에도 가게가 하나 더 있어서 주말엔 거기 들여다보러 간다우. 옛날엔 그랬지. 손님이 들어오면 “얼마요” 하고 말로만 계산하고, 주머니에서 지폐 꺼내면 주고받고, 영수증 필요 없다는 사람도 많았고. 근데 요즘 세상은 참 많이 바뀌었더라고. 젊은 손님들, 카드보단 폰 꺼내 들고 “카카오 되나요?”, “애플페이 되나요?” 물어보더라고. 난 그때까지 그게 뭔지도 몰랐지. 그냥 카드 단말기 하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한번은 점동에서 대학교 다니는 학생 둘이 와서 식사 잘하고 결제하려는데, 안 되는 거야. 지갑도 안 들고 왔다더라고. 결국 그냥 나가버렸어. 미안하다, 다시 올게요 했지만 다시 안 왔지. 그날 느꼈어. 내가 시대에 너무 뒤처졌구나. 그래서 마음먹고 바꿨지. 포스기도 새로 들이고, 무선단말기도 설치했지. 요즘은 자리에 앉아서도 계산할 수 있으니까 손님도 편하고, 나도 왔다 갔다 안 해도 되니 허리도 덜 아프고.
가남읍 쪽은 특히 차 타고 일부러 오는 손님이 많은데, 그런 손님일수록 결제 하나라도 느리면 마음 급해지더라고. 도시 사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기다리는 걸 참 안 하더라고. 포스기 덕에 이제는 주문도 자동으로 정리되고, 손님 많은 날에도 정신 안 잃고 장사할 수 있어서 한결 낫지. 매출도 눈에 띄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불편했어요” 같은 소리는 안 듣는다우.
동네 장사도 이젠 옛날방식으론 어렵다.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계산이 복잡하거나 느리면 손님 마음은 딴 데 가 있어. 이젠 나도 알아. 결제 시스템 갖추는 건 사치가 아니라 기본이다. 가게 장사 오래 하려면, 시대 흐름은 따라가야지. 안 그러면 내가 가게 문 닫는 게 아니라, 손님들이 먼저 문을 닫아버리는 거야. 그래서 난 오늘도 기계 버튼 누르며 생각해. 바꿔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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